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HBR Korea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ase Study: 구글 AI 도입해 혁신 나선 국내 기업들

“성능, 확장성, 비용 효율 삼박자 통했다”
진화하는 제미나이로 고객 고충 해결

배미정 | 419호 (2025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다양한 산업의 국내 기업들이 구글 클라우드의 AI 솔루션을 도입해 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뛰어난 성능과 확장성, 비용 효율성 등을 구글 AI의 강점으로 꼽았다. 기업들은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한편 범용적인 기술은 구글 솔루션을 활용하면서도 자사의 핵심 경쟁력과 관련된 모델은 자체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꿈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lockup_GoogleCloud_FullColor_rgb_139x24px


“뛰어난 성능과 독보적인 확장성을 갖춘 데다 비용 효율성까지 높다.”

구글 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도입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평가다. 2025년 구글은 AI 혁신의 선두 주자임을 입증했다.

고급 멀티모달 AI 모델인 제미나이 2.5 프로(Gemini 2.5 Pro)와 보급형 경량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Gemini 2.5 Flash)를 발표하며 오픈AI에 뒤처졌다는 오명을 떨쳐냈다. 두 모델은 LMArena 리더보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AI 기술 분야에서 ‘파레토 프런티어(Pareto Frontier)’1 를 개척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성능이 뛰어난데다 비용적으로도 가장 효율적임이 입증되면서 많은 기업이 구글의 AI 솔루션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구글의 AI 및 머신러닝(ML) 개발 플랫폼인 버텍스(Vertex) AI를 통한 제미나이 사용량은 작년 대비 40배 증가했으며 비디오 생성 모델인 비오(Veo)3, 이미지 생성 모델인 이마젠(Imagen)4 등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업무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호응에 힘입어 2025년 1분기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은 12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1억 달러로 141% 늘었다. AI가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기업에도 구글 클라우드의 AI 솔루션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25년 4월에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Google Cloud Next)와 5월에 열린 구글 I/O 행사에서 삼성전자를 포함해 다양한 업종의 한국 기업들과 구글의 협업이 모범 사례로 소개돼 주목받았다. 한국 기업들의 구글 AI 활용 수준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AI 기술이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에 침투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국내 기업은 AI 도입과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2 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AI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실제 활용 경험이 있는 기업은 30.6%에 불과했다. 2025년에 발표된 맥킨지 보고서3 에 따르면 직원들은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원하지만 정작 리더들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구글 클라우드의 AI 솔루션을 도입해 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국내 사례를 찾아 그로부터 시사점을 도출했다. 야놀자, NC AI, 카카오모빌리티, LG유플러스, 위버스컴퍼니 등 5개 기업에서 AI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리더들을 인터뷰해 구글AI 솔루션 도입의 과정과 성과 등을 물었다.

CS_1



야놀자, B2B·B2C 데이터 연결해
‘AI 여행 비서’로 변신

한국인 최초로 미국 구글 본사에 입사해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검색엔진 개발 총괄(디렉터)까지 지낸 이준영 야놀자 기술부문 대표(CTO)가 2022년 이 회사에 합류하면서 눈여겨본 것이 있다. 바로 야놀자가 보유한 데이터의 잠재적 가치였다. 야놀자는 소비자들에게 항공, 숙박 등의 예약을 도와주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호텔, 여행사 같은 여행 관련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도 운영하고 있다. B2C 소비자 플랫폼과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아우르는 방대한 사업 영역과 그로부터 얻는 데이터는 야놀자가 가진 차별화된 자산이었다. 그런데 이 대표가 합류했을 때만 해도 이런 데이터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의 가치를 끌어올리면 야놀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CS_2


그동안 OTA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에게 예약을 중개해주는 데서 끝났다. 그런데 여행객들의 여정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공항에 내려서 호텔까지 이동하고, 식당을 가기 위해 맛집을 찾고, 호텔에 체크인 시간이나 어떤 룸서비스나 컨시어지 서비스가 가능한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 AI를 활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이런 정보들을 실시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면 훨씬 더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다른 한편, 호텔에서는 예약 내역뿐 아니라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 조식 포함 여부, 서비스 요청 사항 등 고객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들이 수기로 관리돼 버려지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이처럼 B2B와 B2C 비즈니스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면 소비자에게는 더 나은 여행 경험을, 여행 기업에는 수익성 증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처음에는 내부의 뛰어난 기술 인력들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했다. 그 성과 중 하나가 호텔 사업자를 위해 만든 ‘다이내믹 프라이싱’ 가격 최적화 솔루션이다. AI가 주변 호텔 시세와 공실 유무 등의 데이터와 패턴을 분석해 숙소가 팔릴 가능성이 높은 최적의 가격을 제시한다. 기존에는 호텔 직원이 가격을 책정하는 데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써야 했는데 솔루션을 도입한 이후에는 AI가 24시간 실시간 자동으로 최적의 가격을 책정해준다. 이 대표는 “호텔사업자는 공실률을 낮추고 여행자는 더 저렴한 가격의 숙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야놀자는 여행 산업에 특화된 소형 언어모델(sLLM) 이브(EEVE)를 직접 개발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대 언어모델(LLM)과 관련해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 보이스를 함께 처리하는 멀티 모달리티 같은 최첨단 기술은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었다.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리더와의 제휴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가장 먼저 구글을 떠올렸다.

야놀자가 구글과 협업해 론칭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올해 초 해외 숙소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론칭한 챗봇 형태의 AI 여행 도우미다. 사용자가 해외 숙소를 예약하면 알림과 함께 AI 도우미 링크가 전달된다. 그리고 여행자가 숙소 외에 환전, 교통, 식당 등의 정보를 물어보면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교통편이 궁금할 때 AI 도우미에게 물어보면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챗봇이 나만의 ‘여행 비서’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야놀자는 구글 제미나이와 서치 그라운딩(Search Grounding) 기술을 활용했다. 서치 그라운딩은 제미나이 같은 LLM이 정보를 생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기 위해 구글 최신 검색 결과를 기반으로 정보를 생성하는 기술로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 유용하다.

제미나이는 직원들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 예로 이스라엘에서 고객서비스(CS)팀의 담당자들이 매달 수십만 건의 서로 다른 언어의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데 구글 제미나이로 문의 내용을 자동 분류하고 이메일을 자동 작성해주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고객센터 직원은 제미나이가 고객 문의를 읽고 분석해 작성해 준 두 가지 옵션의 이메일 답변 중에 하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이 대표는 “고객 문의에 대한 응답 속도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올해 2월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여행업 특화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구글 클라우드의 AI 기술을 야놀자 자체 여행 데이터와 연동해 고객에게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여행 추천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호텔 및 여행 사업자에 제공하는 운영 솔루션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여행 사업자의 비즈니스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화에 찐심” LG유플러스,
온디바이스 AI 콜 에이전트로 도약

대한민국의 대표 통신사인 LG유플러스는 AI 도입을 검토하면서 통신사의 핵심 서비스인 ‘통화(Call)’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통화 관련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먼저 파악하고 어떻게 AI로 이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고객들이 느끼는 주요 페인포인트는 아이폰의 통화 녹음 어려움, 콜 포비아(Call Phobia), 보이스피싱에 대한 두려움, 통화 중 검색의 어려움, 통화 내용 이해의 어려움 등이었다. 이 같은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한 AI 콜 에이전트가 바로 ‘익시오(ixi-O)’이다.

고객이 원하는 통화 내용 요약, 정보 검색 등의 기능을 제공하려면 LLM 같은 AI 기술의 활용이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함께 전략적 외부 파트너로 LG유플러스는 구글을 택했다. 익시오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이석영 LG유플러스 모바일Agent트라이브 담당은 “글로벌 AI 회사들의 솔루션을 거의 다 검토해 수백 차례 테스트를 거친 결과 구글 제미나이와 서비스 핏이 가장 잘 맞았다”며 “특히 클라우드뿐 아니라 캘린더, 드라이브, 맵 등 다른 B2C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다는 장점은 앞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CS_3


익시오의 기능은 통화 전과 중간, 이후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고객 편의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예컨대 통화 전에는 통화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상대방과의 과거 세 차례 통화 내역을 요약해 보여준다. 통화 중에는 실시간으로 통화 스크립트를 작성해 보여준다. 통화가 끝나면 통화 내용을 제목과 키워드, 핵심 요점으로 간략히 요약해 준다. 이 담당은 “AI가 자동으로 통화를 받거나 거는 기능, 통화가 끝나면 통화 내용과 관련된 유튜브 쇼츠를 보여주는 등 통화를 기반으로 한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년 11월 iOS, 2025년 3월 안드로이드에 출시된 익시오는 앱 다운로드 고객 중에서 매일 하루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 고객 수가 70% 이상일 정도로 반응이 좋다.

다른 한편 익시오의 차별화된 기능 중 하나인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은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이다. 경찰 사칭이나 대출 사기같이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대화 내용과 맥락을 AI가 판별해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실시간 경고 알람을 준다. 지인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복제한 가짜 전화도 탐지할 수 있는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 기능 또한 익시오에 탑재될 계획이다. 이 담당은 “안심할 수 있는(Assured) AI는 LG유플러스의 AI가 추구하는 핵심적인 가치”라며 “자사의 온디바이스 기술과 구글 기술의 강점을 시너지로 삼아 편의성과 보안을 동시에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통화 내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 예약, 구매대행 등의 기능을 자동화하는 ‘행동하는(Actionable) AI’로 익시오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글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류하며 실험하고 있다. 이 담당은 “최근에는 평소 아이나 할머니 등 가족과 통화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 오디오북으로 만들면 굉장히 의미 있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익시오를 구글 드라이브와 연동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며 “함께 일하는 구글 팀이 마치 자기 일처럼 열정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임해줘서 많은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자체 모빌리티 AI에
구글 AI 더해 고객 페인포인트 해결

카카오T 퀵·배송 서비스는 2021년 6월 출시된 이래 통합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플랫폼인 카카오T를 통해 누구나 편리하게 소화물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온라인상으로 퀵과 배송을 이용할 때 고질적인 불편 중 하나가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여러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점이었다. 예컨대 메시지 등을 통해 받은 긴 텍스트 문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일일이 부분 복사하거나 직접 타이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는 카카오T 퀵·배송 서비스 신규 유저들에게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런 사용자들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서비스 접근성을 한층 높이기 위해 AI 도입을 검토했다. AI 솔루션을 검토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사용성 강화였다. 유위석 카카오모빌리티 클라이언트개발실 실장은 “다양한 LLM AI 솔루션을 비교 검토한 결과 사용자 메시지의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만 정확히 추출해내는 자연어 처리 및 맥락 인식 능력에서 제미나이가 탁월했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 제미나이 2.0 플래시를 기반으로 기능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메시지를 안전하게 처리하려면 서버에 보내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활용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제미나이 나노(Nano) 추가 도입을 우선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CS_4


제미나이 나노는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작동하는 제미나이 모델로 클라우드 서버와의 연결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다른 에지 디바이스에서 직접 AI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미나이 2.0 플래시 모델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며 구글과 협력해온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이 2023년 12월 최초 공개한 제미나이 나노의 도입도 일찍이 검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미나이 나노 1.0 버전은 응답 속도 지연 등으로 당장 도입하기에 성능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구글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테스트를 지속해 나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어 주소 체계 등에 대한 데이터를 구글에 제공해 모델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구글은 트러블슈팅을 지원하는 등 카카오모빌리티가 제미나이 나노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성과로 올해 2월 카카오T 퀵·배송 서비스에 도입된 ‘AI 주소 자동 붙여넣기’ 기능을 올해 하반기부터는 온디바이스 AI로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받은 메시지에서 주소, 수신인, 연락처 등 정보가 포함된 긴 문장의 텍스트를 복사한 다음 카카오 T 퀵·배송 서비스 화면을 띄우면 AI가 필요한 정보만 인식해서 자동으로 입력해준다.

복잡했던 주소 입력 과정이 간편해지면서 사용자들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신규 유저가 퀵·배송 접수를 완료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40초가량 단축됐다. 주문 단계에 진입한 신규 이용자 중 AI 주소 자동 붙여넣기 기능을 활용한 사용자의 접수 완료일이 그렇지 않은 사용자보다 13.39%포인트 더 높게 나타날 정도로 신규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신규 이용자들의 이탈률 감소는 자연스럽게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AI 주소 자동 붙여넣기 기능을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공한 것은 지난 5월 구글 I/O 행사에서 혁신적인 기술 적용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유 실장은 “제미나이 나노는 아직 최신 안드로이드 단말 등 일부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한 제약이 있지만 민감 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한다는 관점에서 온디바이스 AI를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토큰의 크기가 크거나 온디바이스 처리가 어려운 경우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적용한 하이브리드 설계 방식이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 구글 제미나이 솔루션을 카카오내비 또는 카카오T 앱 내 다른 서비스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길 안내 중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렌터카 선택 시 자연어 기반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는 것 등이 활용 사례가 될 수 있다. 유 실장은 “카카오T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향후 이미지, 음성 인식 등 다양한 AI 적용 사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DBR mini box I : 구글 클라우드의 AI 생태계

멀티모달, 콘텐츠 생성, 개발 플랫폼…
AI 기술의 전 계층 수직적 통합


오장민 성신여대 AI융합학부 부교수 jangmin.oh@sungshin.ac.kr


구글 클라우드 AI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는 엔드투엔드(End-to-End) 풀스택 접근 방식에 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인 TPU(Tensor Processing Unit)부터 시작해 제미나이(Gemini)와 같은 강력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버텍스 AI(Vertex AI)와 같은 포괄적인 개발 플랫폼, 실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즉시 적용 가능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AI 기술 스택의 모든 계층을 아우른다. 이 같은 수직적 통합은 스택 전반에 걸친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 성능 및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핵심 기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제미나이 제품군(2.5 프로, 2.5 플래시, 나노):
다재다능한 멀티모달 인텔리전스

제미나이 제품군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여러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모델로 다양한 기업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미나이 2.5 프로는 복잡한 코딩 작업과 정교한 프롬프트 처리에 최적화된 최첨단 모델이다. 여러 가설을 고려하는 ‘딥 싱크(Deep Think)’ 모드를 포함한 향상된 추론 능력, 고급 코드 생성 기능, 네이티브 멀티모달리티, 최대 100만 토큰에 달하는 방대한 컨텍스트 창(Context Window)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사고 요약(Thought Summaries)’ 기능은 복잡한 AI 작업에 대한 명확성과 감사 가능성을 제공해 신뢰도를 높인다. 기업 환경에서는 복잡한 문제 해결, 웹 개발을 위한 고급 코드 생성, 대화형 시뮬레이션 제작, 방대한 데이터세트 분석, 정교한 AI 에이전트 구축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제미나이 2.5 플래시는 복잡한 작업에 대한 속도와 효율성에 최적화된 모델로 이전 버전에 비해 추론, 멀티모달리티, 코드 생성, 긴 컨텍스트 처리 능력이 향상됐다. 지연 시간, 비용, 성능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적응형 제어 및 조정 가능한 ‘사고 예산(Thinking Budgets)’ 기능을 제공하며 네이티브 오디오 기능도 지원한다. 제미나이 나노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에 최적화돼 입력, 추론, 출력 데이터의 로컬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강화, 오프라인 기능 제공, API 호출당 추가 비용 발생 방지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퀵·배송 서비스의 주소 자동 입력 기능에 제미나이 나노를 활용해 개인정보 보호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사례는 온디바이스AI의 B2B 적용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CS_5



2. 버텍스 AI(Vertex AI):
AI 개발 및 배포를 위한 통합 플랫폼


버텍스 AI는 제미나이를 포함한 150개 이상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지원하며 머신러닝 모델 및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의 구축, 배포, 관리를 위한 포괄적인 플랫폼이다.

모델 가든& AI스튜디오는 구글의 최신 AI 모델(제미나이, 이마젠, 비오 등) 접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미세 조정(튜닝), 평가, 코드 생성, 원클릭 배포 기능을 제공한다.

에이전트 빌더는 제미나이 및 기타 모델을 사용해 정교한 AI 기반 대화형 에이전트(고객, 직원, 지식, 음성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노코드/로코드(No-code/Low-code) 도구이다. 검색 증강 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을 지원해 컨텍스트 인식과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LG유플러스의 AI 콜센터 에이전트 ‘익시오(ixi-O)’나 야놀자의 AI 여행 비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RAG 엔진(RAG Engine)은 LLM을 외부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소스에 연결해 응답의 사실적 정확성과 관련성을 향상시키는 관리형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이다. 버텍스 AI 서치(Vertex AI Search)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를 위한 완전 관리형 검색엔진이다. 위버스컴퍼니는 팬 문화에 특화된 RAG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두 가지 기능을 결합해 활용했다.


3. 생성형 미디어 모델(이마젠4, 비오3):
콘텐츠 창작의 강자

구글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강력한 미디어 모델들을 제공한다. 이마젠4는 매우 미세한 디테일 표현, 선명한 타이포그래피, 유연한 화면 비율 조정, 향상된 안전 필터(워터마킹을 위한 SynthID 기술 포함) 기능을 갖춘 고급 텍스트-이미지 변환 모델이다.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빠른 생성 속도를 자랑하는데 NC AI의 VARCO 3D 서비스가 3D 에셋 생성 파이프라인의 초기 단계에서 이마젠을 활용하고 있다.

비오3(Veo3)는 텍스트, 이미지 또는 스토리보드 프롬프트로부터 최대 60초 길이의 4K 해상도 현실적인 비디오를 생성하는 AI 비디오 생성기이다. 네이티브 오디오 생성, 물리적 일관성, 장시간 장면 일관성 유지 기능을 특징으로 하며 SynthID를 통한 워터마킹도 지원한다. 특히 경쟁 서비스와 달리 효과음과 음성까지 포함한 비디오 생성이 가능해 마케팅 비디오, 제품 데모, 교육 자료 제작 등에 활용될 수 있다.


4. 데이터 인텔리전스:
제미나이 통합 빅쿼리 및 그라운딩을 통한 정확성 확보


AI 모델의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질과 최신성에 크게 좌우된다. 구글은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데이터 플랫폼과 그라운딩 기술을 제공한다.

빅쿼리 내 제미나이 통합(BigQuery with Gemini Integration)은 데이터 검색, 준비, 엔지니어링, 분석, 통찰력 생성 등 데이터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AI 기능(자연어 질의, 코드 지원 등)을 지원한다. 멀티모달 데이터 처리 및 벡터 검색도 지원하는데 위버스컴퍼니가 대규모 팬 데이터 분석을 위해 빅쿼리를 활용한 사례에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색 그라운딩(Google Search & Maps)은 LLM 응답을 구글 검색의 최신 정보 또는 구글 지도의 지리 공간 데이터와 연결해 사실적 정확성과 관련성을 향상시킨다. 야놀자의 AI 여행 비서가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고 정확한 여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검색 그라운딩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위버스, 통합 데이터 분석 환경 구축해
지역별 맞춤형 콘텐츠 제공

위버스는 글로벌 아티스트와 전 세계 245개 국가 및 지역의 팬들이 접속해 소통하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이다. 글로벌 아티스트와 팬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 규모가 급증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시스템이 미비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 비용 효율, AI 기술의 활용 용이성 등의 관점에서 최적의 데이터 플랫폼을 찾던 위버스컴퍼니는 구글 클라우드의 빅쿼리(bigQuery)를 도입했다. 빅쿼리는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데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웨어하우스다. 김동현 위버스컴퍼니 인프라개발실 실장은 “빅쿼리는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Online Analytical Processing, OLAP) 데이터웨어하우스지만 실시간 트랜잭션 데이터 또한 수집하고 바로 분석에 활용할 수 있어4 데이터 유입이 많고 실시간 분석이 중요한 위버스 플랫폼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버스는 빅쿼리를 중심으로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상에 ‘통합 데이터 분석 환경’을 구축해 다양한 구글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와 개발 속도를 크게 높였을 뿐 아니라 최신 AI 기술 또한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김 실장은 “기존에 데이터 수집, 처리, 분석, AI 모델 적용을 위해 서로 다른 플랫폼과 도구들을 연결하는 과정 자체가 복잡하고 품이 많이 들었는데 구글 클라우드에서는 빅쿼리에서 분석한 데이터를 별도의 이동 없이 바로 버텍스 AI나 제미나이에 적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 보안과 비용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개발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제미나이는 글로벌 팬들을 대상으로 한 수십만 건의 다국어 설문 데이터 분석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번역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제는 제미나이가 원본 그대로의 분석과 요약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처리 시간과 비용이 대폭 절감됐다. 또한 위버스 인증 과정에는 구글의 봇 방지 솔루션인 리캡차(reCAPTCHA) v3 기능을 활용해 매크로 봇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고 서비스 보안을 강화했다. 김 실장은 “구글 드라이브, 구글 시트 등의 데이터까지 연동해 활용할 수 있어 데이터 분석의 효능이 올라가고 있다”며 “구글의 기업용 AI는 입력된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보안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를 통해 민감한 데이터도 안정적으로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CS_6


위버스는 독자적인 AI 모델을 개발하는 작업에도 구글의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BTS가 팬들과 ‘사랑해’란 의미로 나누는 표현인 “보라해(I Purple You)”같이 아티스트별 고유한 표현이나 팬들만이 아는 약어, 각 아티스트 커뮤니티의 특수한 맥락을 담은 언어들을 AI가 정확히 이해해 분석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와 팬덤별 특성을 반영한 상당한 사전 학습과 튜닝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반영한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모델을 구축하는 데 구글의 버텍스AI RAG 엔진과 버텍스AI 서치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김 실장은 “위버스가 쌓은 팬 문화에 대한 전문성과 데이터를 구글 AI 기술 및 자체 개발 튜닝 모델과 결합함으로써 사용자의 관심사와 선호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 인기 콘텐츠가 아닌 개별 팬의 취향에 맞는 아티스트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보다 정교하게 제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버스컴퍼니는 현재 LLM 기반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한 차세대 CS(고객서비스)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 챗봇이 시간대와 언어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글로벌 팬들을 응대함으로써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실장은 “앞으로 (비식별화된) 지역별 팬 피드백 분석을 참고해 글로벌 사용자 경험 향상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 기획과 운영 방향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NC AI, 3D에셋 생성 AI로 신사업 시동

NC AI의 3D/Texture팀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3D 게임 에셋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3D에셋 생성 기술을 개발해왔다. 2D 이미지를 3D에셋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3D에셋 생성 AI 서비스 ‘바르코(VARCO) 3D’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3D로 전환하기 이전 단계에서 텍스트로 이미지를 만들어 보려는 사용자들의 니즈가 커졌다. 이에 텍스트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기술을 탐색하다 구글의 이마젠3 모델을 택하게 됐다. 김장영 NC AI 3D/Texture팀 팀장은 “AI가 사용자들이 입력한 프롬프트 혹은 지시문을 얼마나 잘 반영해 생성해 주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성능인데 이런 부분에서 이마젠3와 제미나이 플래시 등의 모델이 다른 서비스 대비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유저들이 “곰돌이를 그려줘”와 같이 굉장히 단순하게 텍스트를 입력했을 때 이런 단순한 입력을 AI 모델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롬프트를 증강하는 과정에서 제미나이 플래시가 활용된다.

물론 NC 내부에서도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부 인력만으로는 글로벌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잡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 특히 6명 남짓에 불과한 3D/Texture팀의 인력 규모를 감안했을 때 바르코 서비스의 일부는 직접 구현하기보다 외부 Al 인프라를 레버리지하는 전략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그렇게 이미지 생성 부문을 외부 솔루션에 맡김으로써 팀은 이미지를 3D로 전환하는 자체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김 팀장은 “이전에는 직접 연구를 진행하고 개선해야 했던 부분들을 외부에 맡기면서 결과적으로 전체 서비스의 개발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며 “지난 5월 구글 I/O 행사 이후에는 갑자기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됐는데 서비스에 연동돼 있던 AI 모델들의 퀄리티가 별도의 업데이트 없이 대폭 향상된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고 전했다.

CS_7


물론 구글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고성능 API를 실시간으로 사용해야 하는 데 따른 ‘비용’ 이슈가 걸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팀은 구글 어카운트팀과 논의해 합리적인 조건에서 테스트와 초기 도입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내부적으로도 비용 관리를 위해 개발 프로세스를 효율화했다. 김 팀장은 “팀 내부에서 AI 활용 시나리오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사용량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식으로 비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자체 GPU 서버 및 모델 운영 비용이 사라지고 구글의 최신 AI 모델의 개선된 퀄리티를 통해 유저들의 만족도가 이전보다 높아진 효과가 비용보다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 사내 첫 공개한 VARCO 3D 서비스는 엔씨소프트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장영 팀장은 “지금까지 한 프로젝트 중에 사내 반응이 제일 좋은 것 같다”며 “게임 제작자들이 아이온2 등 신규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프로토타이핑할 때 주로 쓰는데 서비스 공개 일주일 만에 VARCO 3D를 통해 생성된 에셋이 2000개에 달한다”고 자랑했다.

NC AI는 사내 피드백을 바탕으로 VARCO 3D 서비스를 고도화해 연내 외부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1차 타깃 고객은 3D 에셋 제작 인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나 스튜디오들이다. 더 나아가 앞으로 3D에셋의 활용도가 높아지면 확장현실(XR), 가상현실(VR), 메타버스 같은 콘텐츠 업계와 패션 같은 커머스 시장으로도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팀장은 “올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3D 생성 AI 서비스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데 발맞춰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도입 및 활용에 관한 시사점

1. 실사용자 중심의 목표 설정

많은 AI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들이 AI를 만능의 도구로 막연히 생각하고 과도한 기대를 하거나 AI로 해결하기 어려운 혹은 사용자의 니즈와 맞지 않는 부적절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반면 앞선 성공 사례들의 공통된 특징은 구글AI를 도입하기 전에 AI로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 적합한 도구로 정합성(fit)을 따져 구글의 AI 솔루션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실질적인 불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AI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정의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예컨대 전화 통화에 대한 두려움이 큰 고객을 위해 자동 응답 기능을 설계하는 식이다. 이석영 담당은 “익시오의 기획 단계에서 2000명 이상의 고객을 만났다”며 “고객에게 집착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실제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사용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실패한 기술, 실패한 제품이 될 수밖에 없다. 야놀자가 올해 론칭한 여행자를 위한 AI 챗봇 도우미는 아직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의도적으로 해외 숙소 예약 고객에게만 제한적으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영 대표는 “기술 개발이나 제품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수용성”이라며 “특히 챗봇 형태의 AI 도우미 서비스는 기존 사용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로 사용자들의 반응으로부터 학습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해 의도적으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 내부 기술 개발과 외부 기술 활용의 균형

많은 기업이 AI 도입을 검토하면서 외부 AI 솔루션을 이용할지 아니면 맞춤형으로 직접 구축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외부 AI 솔루션은 테스트 단계에서부터 비용이 투입되기에 의사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앞선 성공 사례들은 기업의 리소스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기성 AI 솔루션을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앞선 사례들의 공통점은 LLM, 멀티 모달 같은 범용적이지만 많은 투자가 필요한 기술과 관련해서는 구글의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한편 각 기업의 핵심 도메인에 특화된 부문에서는 차별화된 AI 모델을 자체 개발하는 식으로 투 트랙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리소스가 제한된 가운데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응하는 동시에 이를 학습해 자사의 핵심 경쟁력과 적극적으로 결합시킨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예컨대 NC AI는 3D에셋 데이터를 기반으로 2D 이미지를 3D로 생성하는 기술, 야놀자는 숙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격 예측 모델, 카카오모빌리티는 예상 도착시간(ETA, Estimated Time of Arrival) 예측 모델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유위석 실장은 “자연어 처리나 맥락을 이해하는 LLM 기술의 경우 구글이 강점이 크지만 ETA를 예측하는 등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AI 모델은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의 실시간 도로 정보와 경로 계획 등 방대한 이동 데이터를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만이 구축할 수 있다”며 “자사와 파트너사가 각자 잘할 수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역할을 분리하고 또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장영 팀장은 “AI 서비스를 만들려면 다양한 AI 모델을 결합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외부 AI 모델을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는 핵심 모델은 자체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며 “앞으로 AI 모델들이 점차 ‘인프라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게임처럼 구체적인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타깃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차별화된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3.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변화

구글 AI 솔루션의 적극적인 도입과 활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업들의 업무 방식을 바꾸고 있다. 우선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AI 기술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AI 개발 프로젝트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구글 워크스페이스와 같은 생산성 도구에도 최신 AI 기능이 접목되면서 일상적인 업무 생산성 또한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석영 LG유플러스 담당은 “직원들이 제미나이를 비서처럼 활용하면서 업무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며 “예컨대 수십 장 분량의 기획서를 작성할 때 양식을 제미나이 프롬프트에 입력해 빠르게 진행하거나 상사 피드백이나 컴플라이언스 요소 등이 잘 반영됐는지 프롬프트에 입력해 체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이런 활용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 야놀자 대표는 ‘문서 기반’의 소통 문화를 구축함으로써 구글의 워크스페이스와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사업, 기획, 개발팀 등 서로 다른 부서 간에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해 혹은 오류가 발생해 프로젝트의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는 등 생산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업무 의도와 내용 등을 문서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형식의 프로토콜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초기에는 각 부서별로 문서를 작성하는 작업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전체 프로젝트 관점에서는 정보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불필요한 재작업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AI 문해력과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위버스는 개발 조직뿐 아니라 다른 부서도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김동현 실장은 “팬 개개인의 정보를 추적하지 않고 수집 및 활용은 관련 법률과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는 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들은 AI가 앞으로 개발뿐 아니라 더 많은 직무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단순히 인력을 감축하기보다 재배치와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영 대표는 “업무 자동화로 생긴 여분의 인력을 기존에 여력이 없었던 다른 B2B 서비스에 투입했더니 오히려 사업 영역이 확장돼 일자리가 더 필요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며 “AI 기술 발전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되고 일자리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장영 NC AI 팀장은 “엔지니어 입장에서 코딩 등에 AI를 보조로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역량이 강화되는 한편 제품 관점에서 높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새로운 포지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영 LG유플러스 담당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앞으로 AI가 대체할 수 있겠지만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AI의 한계도 분명하다”며 “AI 역량과 더불어 서비스의 본질인 사람에 대한 이해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DBR mini box II : 성공 요인 및 시사점

기업들, 구글 AI 단순 이용 넘어 피드백 제공해 윈윈 협력


오장민 성신여대 AI융합학부 부교수 jangmin.oh@sungshin.ac.kr


CS_8


최근 구글 I/O 2025 및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서 발표된 내용들은 구글 클라우드의 AI 기술, 특히 제미나이(Gemini)와 버텍스 AI(Vertex AI)가 기업용 AI 솔루션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구글 클라우드 AI는 포괄적인 기술 스택과 전략적 차별성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운영 효율성 증대, 고객 경험 향상,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야놀자,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 위버스컴퍼니, NC AI 같은 한국 기업들이 사용자 중심의 문제 해결, 외부 기술과 내부 역량의 조화로운 활용이라는 ‘투 트랙(Two-Track)’ AI 개발 전략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을 추진하는 기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구글 클라우드 AI 국내 도입 사례의 특징

국내 기업들이 구글 클라우드 AI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들은 개별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구글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예컨대 위버스컴퍼니는 빅쿼리에서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버텍스AI의 RAG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제미나이의 언어 처리 능력을 활용하면서 리캡차를 통해 보안까지 강화하는 다층적인 AI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일 기술로는 복합적인 문제 해결이 어려움을 보여주는 한편 기업이 AI를 활용해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데 단일 최첨단 모델뿐만 아니라 통합된 클라우드 플랫폼 내에서 여러 AI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조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기업들은 구글의 AI 기술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 개선에 기여하는 등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미나이 나노의 한국어 주소 체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제공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같은 협력적 역동성은 구글 AI 솔루션이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맞춰 더욱 정교해지고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기술의 전파와 더불어 현지 시장의 요구가 AI 모델의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NC AI가 경험한 것처럼 클라우드 기반 AI 모델은 구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그 성능이 예고 없이 향상될 수 있다. API를 통해 구글의 최신 모델에 접근하는 기업들은 별도로 추가 투자를 하지 않아도 구글의 기술 발전 속도에 힘입어 자체 서비스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 AI 모델을 일종의 ‘살아 있는 인프라’로 인식하고 이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앞으로 기업의 R&D 부담을 줄이고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형 AI(AI-as-a-Service)’의 패러다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의 다양한 산업군(여행, 통신,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게임)에 걸친 광범위한 AI 적용 사례는 구글 AI 플랫폼의 다용도성과 성숙도를 입증한다. 이는 구글 AI가 특정 분야에 국한된 솔루션이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용적인 기술임을 보여주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도입을 고려할 만한 강력한 근거를 제공한다.

CS_9



구글 클라우드 AI 도입의 시사점

구글 클라우드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국내 기업 사례들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한국 산업 전체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 구도를 형성해 나아가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 AI의 민주화로 인해 중소기업에 혁신의 기회가 확대되고 포용적인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AI 기술 포트폴리오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 AI 전문 인력 확보 및 육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와 윤리적 AI 활용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모든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특히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협력적 경쟁(coopetition)’ 관계를 지혜롭게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구글이 AI 기술 공급자인 동시에 특정 서비스 영역에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핵심 경쟁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 AI는 한국 기업들에 전례 없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성공 사례에서 보여주듯이 명확한 비전과 전략, 사용자 중심의 사고,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 노력이 결합될 때 기업들은 AI 혁명의 진정한 수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인 한국 기업들과 구글의 AI 리더십 간의 시너지가 개별 기업의 성공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글로벌 AI 지형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석사 및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네이버 및 위메프에서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주 연구 분야는 생성형 AI, 추천 시스템, 금융공학이다.

인기기사
DBR AI

아티클 AI요약 보기

30초 컷!
원문을 AI 요약본으로 먼저 빠르게 핵심을 파악해보세요. 정보 서칭 시간이 단축됩니다!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