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영학은 ‘외부 고객’인 소비자 심리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부 고객’인 임직원의 인지·정서·성격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해야 조직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행동경제학 연구가 보여주듯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고 다양한 편향에 취약하므로 주의력, 집행 기능 같은 인지 기능과 함께 정서 기능, 빅 5·TCI 등 성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기존 설문조사의 편향을 줄이고 대규모 집단을 빠르게 평가할 수 있는 인지 신경기능검사(CNT) 같은 디지털 심리 평가 도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 조직에서는 CNT로 운동 협응·감정 지각·집행 기능이 평균 이하인 부서를 찾아 맞춤형 교육을 시행한 결과 부서의 능률과 생산성이 개선되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 심리 평가 도구는 리더 육성, 팀 편성, 스트레스 관리 등 HRD(인적자원개발) 전반에서 과학적 의사결정을 지원해 실질적 성과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직장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예전부터 기업의 주요 관심사였던 인적자원의 선발, 배치, 개발, 관리는 물론이고 직무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갈등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심리 평가는 유용한 길잡이가 된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번아웃이나 우울 및 불안 등 직원의 정신 건강 상태를 조기에 진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그래야 적시에 개입해 직원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조직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도 이런 평가가 활용될 수 있다. 심리 평가의 가치가 조명을 받고 있는 배경과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현주소를 이해하는 것이 기업 경영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경영 전략으로서의 구성원 심리 이해: 외부 고객에서 내부 고객으로
마케팅, 소비심리를 포함한 경영학 분야에서는 인간 심리를 ‘기업 성과의 증대’라는 실용적 목적에 중점을 두고 해석한다. 소비자의 심리와 행동을 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 광고, 시장 세분화, 가격 책정 등 다양한 기업 활동의 맥락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이런 경영학 연구들은 소비자를 한 개인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시장 내 집단’의 구성원으로 분석한다. 심지어 마케팅 이론과 경제학 기반 소비자 행동 모델은 소비자가 합리적 의사결정자로서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내린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분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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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hduk70@naver.com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덕현 교수는 중앙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신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의과대학 뇌과학연구소에서 연구전임의를 지냈고, 보스턴대에서 스포츠 심리학의 거장인 레너드 자이조프스키 교수를 사사해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진료 현장에서 소아청소년, 인터넷 및 게임 과몰입, 스포츠 정신의학, 알코올 중독 치료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마음속에는 괴물이 산다』『우리 아이가 하루 종일 인터넷만 해요』『스포츠 정신의학』『집중력의 배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