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황 이후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시장 사이클 기반의 주기성 불황에는 현금 확보와 비용 통제, 기술 기반의 타 산업 진출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면형 생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2.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한 수요 기반 위축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불황에는 비핵심 사업 정리, 유관 산업으로의 수평 확장 등을 통해 기존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3. 기술 혁신으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이 급속히 상실되는 파괴적 불황에는 기존 기술의 가격 경쟁력을 활용해 신기술의 시장 확산을 저지하고 기술 리포지셔닝 및 가치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드는 혁신형 전환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4. 기업 간 과도한 경쟁과 정부의 과잉 지원으로 인해 산업이 스스로 무너지는 자살형 불황에는 범용 시장을 회피하고 제품 차별화와 고부가가치 브랜드 구축을 통해 니치마켓에 진입하는 경쟁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5.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유동성 위기에 따른 불황에는 외부 차입 의존도를 낮추고 판매 단위당 이윤을 높이는 수익 건전성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2004년 관련 통계 조사 이래 최근 10년간 버티지 못하고 파산한 기업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법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2024년 법인 파산 건수가 10년 전 대비 거의 4배에 육박하는 등 기업들이 장기간 매우 심한 불황의 늪에 빠진 상태다. 소비 위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황이라면 B2C 기업이 먼저 불황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일반적으로 생활소비재(FMCG)와 유통 분야이며 이후 외식(식당), 여행, 엔터테인먼트 산업 순으로 충격을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종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 그 충격은 산업 가치사슬의 뒤쪽인 후방 산업(Upstream industry)에서 더욱 증폭되는 채찍효과(whip effect)가 나타난다. 또한 불황의 기간 역시 후방 산업으로 갈수록 길어진다.
B2C 기업이 파산할 경우 그 뒤에 있는 연관 B2B 기업은 생존하기 어려운 반면 B2B 기업이 파산할 경우 관련 산업의 최종 시장에 있는 B2C 기업이 같이 파산하진 않는다. 즉 불황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B2B 기업이 B2C 기업보다 불황에 더 큰 타격을 받게 되며 이런 이유로 B2B 기업은 불황기에 B2C 기업보다 더욱 빠르고 격렬하게 경쟁하게 된다. 이는 불황기에 B2B 산업에서 치킨 게임이 주로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에 겨울이 오면 더 오랜 기간, 더 추운 혹한기를 견뎌야 하는 것이 B2B 기업이다. 따라서 불황기 기업의 생존 전략은 B2B 기업에 특히 더욱 중요한 문제다. 요즘 같은 불황의 시기, B2B 기업이 당면하는 불황의 원인과 특징이 무엇이며 적용할 수 있는 유형별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15,000개의 아티클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가입하면, 한 달 무료!
걱정마세요. 언제든 해지 가능합니다.
정재학jaihak@sogang.ac.kr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현재 서강대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코넬대에서 공학 석사와 마케팅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JMR(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등 저명 학술지에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2000년 MSI 선정 전미 최우수 박사 논문상을 수상했다. 국내 IT, B2B, 소비재 산업의 주요 기업들에 자문과 컨설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