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변화’를 발표했다. 메신저 중심에서 벗어나 카카오톡을 SNS이자 AI 에이전트로 전면 개편한다는 구상이다. 피드 형태로 친구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소식’ 메뉴를 신설하고 채팅탭에는 폴더 기능이 추가된다.
AI 전략으로는 오픈AI의 챗GPT-5와 자체 개발한 경량화 모델 ‘카나나 나노’를 동시 활용하는 투트랙 접근을 택했다. 챗GPT는 카카오 서비스들과 연계되며 카나나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구현된다. 증권가는 AI 에이전트와 서비스 생태계의 결합으로 커머스·광고·구독 매출 증가를 예상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부 사용자는 메신저 본연의 기능과 직관성이 훼손되고 프라이버시 노출 우려가 커진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카카오는 일부 UI 개편안을 급히 철회하는 등 사용자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혁신과 사용자 경험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다.
편집자주 | 실무 및 취재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코너 ‘Voice From the Field’가 부활했습니다. 기존 ‘Brief Case’도 이 코너에 통합해 운영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해주실 기고문 또는 집필 예정인 주제를 e메일(dbr@donga.com)로 보내주시면 채택 시 개별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폭발적 성장을 이뤄내며 국내 인구 절대다수가 사용하는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는 메신저 트래픽을 토대로 결제(카카오페이), 금융(카카오뱅크), 교통(카카오택시) 등을 연동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이처럼 전통적 사업 영역의 경계를 허물며 혁신을 거듭해 온 카카오이지만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의 위기로 인해 기업의 신뢰도와 성장 동력에 타격을 받았다. 2020년을 전후로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이 집중됐고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과 연관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디지털 사회 인프라’로서의 신뢰를 깨뜨렸다는 비난도 받았다. 또한 정부와 민간이 주도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카카오가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벌인 결과 상위 5위권에 들지 못하면서 ‘AI 역량이 뒤처진다’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기술력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카카오는 9월 23일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if(kakao)25’를 통해 AI 기술 중심의 전면적 혁신과 카카오톡 앱 대폭 개편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창사 이래 카카오의 최대 변화’라고 표현한 이번 개편은 ‘일상 AI’를 핵심 키워드로 해 카카오톡 UI/UX 전면 개편, AI 서비스 대폭 확대라는 두 개 축으로 구성된다. 기존 메신저를 SNS이자 AI 에이전트로 발전시켜 ‘일상 속 AI 동반자’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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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nuk@donga.com
기자·DBR 사업전략팀장
필자는 동아일보와 채널A에서 산업 및 경제 이슈를 집중 취재 보도해 왔다. 서울대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DBR의 경제·경영 챗봇 ‘AskBiz(가칭)’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