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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 한화·KAI·HD

한화 끌고, KAI-HD현대 밀고… 기업들이 연 ‘뉴 스페이스’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11.28
[누리호 민간 우주시대 열었다]
엔진 제작부터 위성-카메라까지… 한화에어로, 300여개 기업 주도
순수 민간기술로 ‘우주 문’ 활짝… HD현대 발사대는 100% 국산화
“앞으론 민간이 상용화 전담해야”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에서 직원들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기뻐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누리호 4호기에는 역대 최대인 위성 13기가 탑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7일 오전 1시 13분 HD현대중공업이 설계하고 구축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 위로 누리호가 솟아올랐다. 발사 신호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한 75t급 1단 액체 엔진 4기가 일제히 화염을 내뿜으며 47.2m 높이의 발사체를 우주로 밀어 올렸다.

이륙 약 13분 후인 오전 1시 26분, 고도 601km 상공에 도달한 누리호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독자 개발한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깔끔하게 떨어져 나갔다. 이어서 서로 다른 임무를 가진 부탑재 위성(큐브위성) 12기도 차례로 분리됐다. 위성에는 LG이노텍이 만든 카메라가 탑재돼 우주를 촬영하게 된다.

발사대부터 엔진, 그리고 우주를 보는 눈(카메라)과 탑재된 위성까지….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한 누리호가 임무를 완수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아닌 민간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체 프로젝트를 총괄한 첫 사례다. 발사체 제작부터 위성 개발, 발사대 운용까지 300여 개 민간 기업이 참여해 순수 민간 기술력으로 우주의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 한화에어로, 300개 기업 지휘하며 발사 과정 조율

이번 발사의 총지휘자로 전면에 나선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2022년 12월 누리호 고도화 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후 300여 참여 기업을 조정하며 발사체 제작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책임졌다. 1∼3단에 들어가는 총 6기의 엔진(75t급 5기, 7t급 1기)을 직접 조립하고 발사 운용까지 수행하며 ‘한국판 스페이스X’로서 역량을 입증했다.

누리호 액체로켓 엔진은 영하 183도의 액체산소부터 3000도의 연소실까지 극한 환경을 견디는 초정밀 장비다. 75t급 엔진 하나에는 2400개 부품이 들어가며 458개 공정을 거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원 1사업장에서 시험 모델 포함 총 46기를 제작하며 노하우를 쌓아 제작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오승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연구센터장은 “민간 기업이 300t 추력의 거대 발사체를 제작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초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1년간 고흥에 상주하며 품질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 KAI·HD현대, 위성-발사대 등 제작 담당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번 발사의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개발했다. 국내 민간 기업 주도로 만든 최초의 중형급 위성으로, 위성 본체를 표준화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500kg급 표준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가 우주로 향하는 발판인 발사대를 책임졌다. 2020년 제2발사대를 완공하고 발사대 시스템 전 분야를 독자 기술로 설계해 국산화율 100%를 달성했다. 이번 4차 발사에서도 지상 기계설비와 추진제 공급 설비를 운용하며 발사 성공을 뒷받침했다.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은 초소형 인공 위성인 큐브위성에 탑재됐다. 우주 환경에서도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이 잘 작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큐브위성에 탑재된 카메라 모듈은 일정 궤도 이상 올라가 큐브 위성이 누리호에서 분리되면 우주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내는 임무를 지녔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 성공을 우주산업 민간 확대의 계기로 평가하면서도 위험이 큰 핵심 기술 개발은 공공이, 상용화는 민간이 담당하는 등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재명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이제 위성을 만드는 기술은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는 그 위성이 독특하고 의미 있는 임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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