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시스템즈 CI. 동원시스템즈 제공
“늘어나는 북미 데이터센터 수요를 겨냥해 올 2분기(4~6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현지 생산거점 건설까지 추진하겠습니다.”
정용욱 동원시스템즈 이차전지사업부문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6’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정 대표가 양산하겠다고 한 제품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팅 양극박(PCAF·Primer Coated Aluminum Foil)이다. 현재 국내에서 PCAF 기술을 갖춘 기업은 동원시스템즈가 유일하다.
PCAF는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 안에서 전기의 통로 역할을 하는 ‘집전체’를 말한다. 전기를 모아 전달하는 몸체라는 뜻이다. 주로 전기 전도성이 높은 알루미늄을 얇은 호일 형태로 뽑아 만든다. 이 위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활물질을 펴 발라 배터리를 완성하는 원리다.
PCAF는 기존의 양극박과 달리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능성 물질을 도포해 코팅 양극박이라고 불린다. 특히 ‘가성비’로 유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서 반드시 필요한 소재로 꼽힌다. LFP 특성상 삼원계(NCM) 배터리와 비교해 전도성이 떨어져 수명과 성능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 배터리 업계는 삼원계에 집중하고 LFP는 주로 중국 기업들이 특화해 국내에선 PCAF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안정을 위해 설치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대부분 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배터리 제조 3사는 모두 LFP 기반 ESS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LFP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관련 소재, 부품의 국산 공급망 확보는 아직 미진한 상태다. 정 대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지원을 받기 위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안보 차원에서 비(非) 중국산 수요가 늘어 한국산 소재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동원이 오랫동안 쌓아 온 식품 포장 및 코팅 기술의 노하우가 배터리 소재 개발에서 시너지를 냈다고 강조했다. 참치캔, 양반김, 레토르트 등 각종 식품을 포장할 때는 알루미늄을 얇고 균일하게 펴고 그 위로 포장지를 코팅하는 기술이 활용된다. 이 기술이 배터리 소재에 접목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LFP ESS 시장이 뜨면서 동원이 빠르게 PCAF를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현재 주요 고객사들의 제품 검증 막바지 단계로 곧 양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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