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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R&D

HK이노엔 도입 GLP-1 비만치료제, 임상서 체중 감량 효과 위고비 압도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6.09
中 사이윈드 미국당뇨병학회서 임상 결과 공개
HK이노엔, ‘에크노글루타이드’ 도입… 국내 임상 3상
임상서 위고비 성분 대비 체중 감소율 35%↑
“선택적 신호 전달 설계로 부작용↓·효과 극대화”
세계 최초 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사이클릭AMP, cAMP) 편향 GLP-1 수용체 작용제 개념도. 선택적 신호 전달 설계(cAMP, 이미지 오른쪽)를 적용해 약물 부작용을 줄이면서 체중 감소 효과를 높였다고 한다. 사이윈드바이오사이언스 제공
HK이노엔(HK inno.N)은 지난 2024년 도입해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이 세마글루타이드(노보노디스크 위고비·오젬픽 성분명)보다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임상 결과가 미국에서 공개됐다고 9일 밝혔다.

HK이노엔에 따르면 중국 파트너사인 사이윈드바이오사이언스(SCIWIND BIOSCIENCES, 이하 사이윈드)는 지난 5일부터 8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26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크노글루타이드(Ecnoglutide)’ 직접 비교(비교 대상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HK이노엔이 사이윈드로부터 도입한 물질로 주 1회 투여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 신약을 목표로 한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 상업화 권리는 화이자가 갖고 있다. 세계 최초 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사이클릭AMP, cAMP) 편향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신호 전달 선택성을 높여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cAMP는 세포 안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가장 대표적인 ‘2차 전령(Second Messenger)’ 물질이다. 1차 전령인 약물이나 호르몬이 세포 표면 수용체에 결합하면 그 신호를 받아 세포 내부로 전달해 실제 세포가 움직이도록 명령을 내리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이번에 사이윈드가 진행한 연구는 에크노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를 직접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통해 체중 감소 효과와 주요 대사 지표에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임상적 우월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임상은 중국 내 17개 연구센터에서 비만 성인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1대1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2.4mg 동일 유지 용량으로 에크노글루타이드 또는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 제형을 주 1회 투여받았다.
2026 미국당뇨병학회 에크노글루타이드 임상 결과 발표 현장. HK이노엔 제공

위고비·오젬픽보다 체중 감소율 35%↑
연구 결과 에크노글루타이드는 투여 20주 차에 세마글루타이드보다 뚜렷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평균 체중 감소율은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35% 높았고 체중이 10% 이상 감량된 환자의 비율은 두 배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저치 대비 최소제곱평균 체중 변화율은 에크노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12.8%,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9.5%였고(P〈0.0001),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참가자의 비율은 에크노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74%,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40%로(P〈0.001) 나타났다.

허리둘레 감소에서도 에크노글루타이드가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20주 차 기준치 대비 에크노글루타이드 투여군은 평균 10.5cm, 세마글루타이드는 평균 8.7cm 감소를 보여(P〈0.05), 에크노글루타이드에서 20% 더 큰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팔둘레와 목둘레를 포함한 다른 신체 측정치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를 압도하는 개선 효과가 나왔다.

선택적 신호 전달 설계로 부작용↓·체중 감량 효과↑
부작용 관련 연구 결과도 눈여겨 볼만하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기존 GLP-1 계열 치료제 대비 위장관 부작용 측면에서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고 사이윈드 측은 강조했다. 기존 치료제가 체중 감량 신호 전달을 위해 모든 경로를 활성화하는 것과 달리 에크노글루타이드는 cAMP 편향 설계를 통해 신호 전달 선택성을 높여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 관련 신호는 최소화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 책임자인 리농 지(Linong Ji) 베이징대학교 인민병원 교수는 “이번 결과는 편향형 GLP-1 작용제가 기존 치료제 대비 임상적 우수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 패러다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이번 발표를 통해 에크노글루타이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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