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은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Eli Lilly)와 약 4600억 원 규모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발표한 미국 관세 대응 종합 플랜이 일단락됐다.
이날 서정진 회장은 미국 공장 인수계약 체결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공시 관련 규정을 준수하면서 공매도 세력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 긴급하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서정진 회장은 “현지 생산시설 확보로 셀트리온은 향후 미국 관세 이슈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본다”며 “절차를 거쳐 오는 2026년 말부터 자체 품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대금을 포함한 초기 운영비 등 비용으로 총 7000억 원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후 인수 공장 내 유휴부지에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소 7000억 원 이상 추가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장 인수와 증설에 총 1조4000억 원 이상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계약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 미국법인이다. 현지 업무 효율화와 지리적 요소 등을 감안해 셀트리온 미국법인이 계약을 주도하게 됐다. 계약에 따른 공장 인수 절차는 연말까지 종료한다는 목표다.
인수 예정인 공장은 약 4만5000평 부지에 생산시설과 물류창고, 기술지원동, 운영동 등 총 4개 건물이 갖춰졌다. 캐파 증설을 위한 약 1만1000평 규모 유휴부지도 있어 확장을 통해 향후 시장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이번에 인수하기로 계약한 일라이릴리 뉴저지 브랜치버그 공장
美 관세 리스크 후속제품군까지 근본적 해결
셀트리온은 이번 본계약 합의로 지난 5월 서정진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제시한 관세 리스크 대응 종합 플랜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치 재고 미국 이전, 현지 CMO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현지 생산 공장 확보라는 근본적 해결책까지 모두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생산시설 변경과 증설까지 실현되면 셀트리온이 미국 내 공급하는 주력 제품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제품들도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된다.
신규 건설 대신 인수 추진… 비용 절감·주요 제품 조기 생산
이번에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공장은 바이오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하는 cGMP 시설로 인수 즉시 운영이 가능하다. 약 5년 이상 시간과 조 단위 비용이 드는 신규 공장 건설 대신 인수를 추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셀트리온 측은 자체 주요 제품 생산 시설을 크게 앞당길 수 있고 투입 비용도 낮아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주요 제품 생산은 오는 2026년 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해당 공장 내 확보된 유휴부지는 시설 증설을 추진한다. 7000억 원 이상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릴리 공장은 셀트리온 송도2공장 1.5배 규모 생산 캐파 확보가 가능하다고 셀트리온 측은 전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기존 직원 완전 고용 승계… “모두 전문가로 특별한 교육훈련 불필요”
기존 릴리 공장 인원들은 셀트리온이 그대로 고용 승계한다. 공장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최대한 살린다는 의도다. 인력 공백 없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운영 안정성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셀트리온은 보고 있다.
현지 인력 운영 관련해서도 공장 신규 건설보다 인수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새 공장은 초기 가동 준비와 운영 인력 확보, 훈련 등에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셀트리온은 실가동 cGMP 공장과 숙련된 현 인력을 그대로 흡수해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증설 시에도 제약바이오 인재풀(Pool)이 넓은 뉴저지주 인력 인프라를 적극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강조한 현지 직원 교육 및 훈련에 대해 서정진 회장은 “공장 실사를 갔더니 셀트리온 직원보다 우수한 부분도 있었다”며 “상호 교류하는 시간을 갖고 서로 배울 건 배우고 미국 인력도 한국에 초청해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셀트리온 직원과 해당 공장 직원 모두 전문가이기 때문에 특별한 교육과정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릴리와 CMO 계약 병행… “투자금 조기 회수·원스톱 공급망 확보 기대”
릴리 공장을 인수하면서 셀트리온은 릴리와 CMO 계약 체결을 병행했다. 미국 현지 생산거점 마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도 확보한 셈이다.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해당 공장에서 생산해 온 원료의약품을 릴리로 꾸준히 공급할 예정이다. 관련 매출 확대와 투자금 조기 회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 내 거점을 가져가면서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제품 생산 전주기 과정에 걸친 원스톱 공급망을 세계 최대 시장 내에 갖출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지 제품 생산으로 기존에 발생했던 미국향 물류비, 외주 CMO 등 각종 비용을 상당 수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셀트리온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셀트리온 주요 제품 가격 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셀트리온 송도2공장
셀트리온은 릴리와 원활한 업무 이관을 위해 인수 공장이 신규 운영체계를 갖출 때까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에드가르도 에르난데스(Edgardo Hernandez) 일라이릴리 총괄 부사장 겸 제조부문 사장은 “지난 17년 동안 릴리의 생산 거점 중 하나였던 브랜치버그 공장은 고품질 의약품을 안전하게 생산하면서 현지 팀의 전문성, 책임감, 헌신 등을 입증해왔다”며 “릴리의 브랜치버그 소속 임직원들이 수년간 보여준 헌신, 회사 사명에 대한 기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번 공장 인수로 근본적으로 미국 관세 리스크를 해소했다”며 “미국 공장 인수처럼 관세에 대해 선제적 투자를 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매출 확대 요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합병 이후 생각해야 할 것들이 3분기에 종료됐고 4분기부터 기존 사업 구조처럼 돌아갈 것”이라며 “올해 사업계획도 큰 변동요인이나 불확실성이 없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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