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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연

[의료계 소식] “조기 완화 의료, 진행성 암 환자 생존율 2배 높여”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09.24
서울대병원 연구팀 발표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왼쪽)와 강은교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진행성 암 환자는 치료 방법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통증, 불안, 우울, 삶의 의미 상실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돕기 위해 ‘조기 완화의료’가 도입됐다. 암 환자에게 조기 완화의료란 암 치료가 진행 중이거나 진단 초기부터 환자의 증상과 정서·사회적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질 높은 조기 완화의료가 진행성 암 환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높이고 우울을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완화의료를 받았는지가 아니라 그 질적 수준이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 연구팀은 국내 12개 병원에서 진행성 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조기 완화의료의 질이 환자의 정신건강, 삶의 질, 자기관리 능력,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 22일 발표했다.

2017년 9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데이터를 활용한 2차 분석으로 연구팀은 이를 통해 환자가 경험한 완화의료의 질에 따라 예후 차이를 확인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두 그룹의 우울 유병률은 각각 35.5%와 40.3%로 비슷했으나 24주 후에는 질 높은 완화의료군이 14.7%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질 낮은 완화의료군은 39.1%로 두 그룹간의 차이가 확연했다.

2년 생존율도 질 높은 완화의료군은 25.0%였던 반면 질 낮은 완화의료군은 11.8%에 그쳐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삶의 질 분석에서는 MQOL(맥길 삶의 질 질문지)의 실존적·사회적 지지 영역에서 질 높은 완화의료군이 24주 시점에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으나 전반적 삶의 질을 평가한 EORTC QLQ-C15-PAL(유럽 암연구 및 치료기구위원회 삶의 질 평가 도구)에서는 두 그룹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자기관리 전략은 18주와 24주 시점 모두에서 준비 전략과 실행 전략 점수가 질 높은 완화의료군에서 유의미하게 향상돼 환자가 질병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강은교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기 완화의료의 ‘질’이 환자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입증함으로써 그동안 근거가 부족했던 영역에 학술적·정책적 의미를 더했다”며 “완화의료의 질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국내는 아직 완화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충분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완화의료 서비스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질적 수준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통증과 증상 치료’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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