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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 연구

북미 유행 AI가 전염성-치사율 높은 이유, 국내 과학자가 찾았다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09.29
바이러스연구소 최영기 소장팀
두가지 돌연변이 가진 H5N1이
전신 확산→신경계 침범 첫 확인
북미에서 유행하는 H5N1 바이러스가 전신으로 퍼져 신경계까지 침범하는 이유는 두 가지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북미에서 유행하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5N1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하고 치명적인 이유가 확인됐다. 국내 연구팀이 북미 유행 H5N1의 병원성을 높이는 결정적인 돌연변이 두 가지를 발견했다.

최영기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소장 연구팀은 북미에서 유행한 H5N1이 고병원성을 지닌 이유가 ‘PB2478I’와 ‘NP450N’이라는 두 가지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H5N1은 원래 조류에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왔으나 1997년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3월에는 H5N1에 감염된 젖소를 매개로 인간이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가금류가 아닌 포유류를 통해 인체 감염이 일어난 첫 사례다. 이는 H5N1이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H5N1이 사람 간 전염을 일으킬 정도로 진화할 경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 위험한 감염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5N1 계통 중 북미에서 유행하는 ‘GA/W22-145E/22’는 특히 전염성이 강하다. 젖소와 접촉한 인간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GA/W22-145E/22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고병원성 H5N1인 GA/W22-145E/22를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인 유라시아 유행 계통인 ‘KR/W811/21’과 비교했다. 페럿을 대상으로 H5N1을 주입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라시아 유행 계통은 호흡기에 한정돼 감염 증상이 나타난 반면 북미 유행 계통은 100% 치사율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RNA 시퀀싱 분석 기술’을 시행해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북미 유행 계통은 페럿의 면역세포인 T세포, B세포 등으로 침투해 신경계를 침범하는 등 전신으로 전파되는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북미 유행 계통은 면역세포를 운반체로 활용해 전신으로 퍼진 것이다.

PB2478I와 NP450N 두 변이가 강력한 병원성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도 역유전학 기술을 통해 밝혀졌다. 역유전학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변형시켜 해당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역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북미 유행 계통에 포함된 PB2478I와 NP450N을 유라시아 유행 계통에 든 아미노산으로 교체했다. 그 결과 북미 유행 계통은 전신 감염을 일으키지 않았고 호흡기 감염에 머물렀다. PB2478I와 NP450N 두 변이가 북미 유행 계통의 병원성을 높이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추가 테스트를 통해 두 돌연변이를 가진 H5N1은 인간의 말초혈 단핵세포와 소 유래 유선 오거노이드(장기유사체)에서도 강력한 복제 능력을 통해 증식이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인간 말초혈 단핵세포에서의 증식 능력은 H5N1이 숙주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유선에서 증식이 일어난다는 것은 산모에서 아기로 병원체가 감염되는 수직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

연구팀은 “북미에서 유행하는 H5N1이 전신으로 확산돼 신경계로 침범한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했다”며 “H5N1이 인수 공통 감염으로 인한 팬데믹 발생 위협 요인이 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감시 및 개입이 긴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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