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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년 차 직장인입니다. 어느덧 신입 딱지를 떼고 업무도 손에 익을 연차가 됐는데요. 신입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늘 저를 괴롭히는 완벽주의입니다. 직무상 글을 쓸 일이 많은데 보고서나 보도자료는 물론 심지어 메일 하나 쓸 때도 띄어쓰기, 맞춤법을 틀릴까 봐 여러 번 다시 읽으며 검토할 정도입니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자 노력하는 건 좋은 태도일 수 있죠. 그러나 지나친 완벽주의는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저를 좀먹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특히 업무가 늘거나 갑작스런 인력 공백으로 한 번에 여러 일을 처리해야 하는 시기에는 더욱 힘이 듭니다. 이럴 땐 우선순위를 구분해 중요도가 낮은 업무는 힘을 뺄 줄도 알아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관리자로부터 “그런 일은 좀 대충해도 돼”라는 피드백을 들을 정도입니다.
새로운 업무나 잘 모르는 업무를 맡게 된 상황에서는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감이 저를 더욱 심하게 괴롭힙니다. 잘해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늘 초조하고 선잠을 자다 새벽에 깨곤 합니다. 깨서도 업무 걱정이 끊이지 않아 다시 잠에 들기 어렵습니다. 잠을 푹 자지 못하니 늘 피곤하고 예민한 상태로 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불안감이 저를 더 노력하게 하고 성취하게 하는 동력이 되는 건 맞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잘해내려고 하니 업무 성과로 돌아오기도 하고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스트레스가 아예 없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러다가 불현듯 직장 생활을 놓아버리진 않을지 걱정됩니다. 완벽주의가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불안 장애가 있는 건 아닐지, 인정 욕구가 너무 지나쳐서 그런 건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일하게 되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눈앞에 주어진 과업 하나하나만 정신없이 처리하다 보니 의미를 찾지 못해 소진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장기적인 커리어 목표나 비전을 세우고 일하면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질까요? 이제는 행복한 직장인이 되고 싶습니다.
Solution I완벽주의는 성장 동력일까, 걸림돌일까많은 분이 완벽주의로 스스로를 괴롭게 한다는 고민을 합니다. 오 대리님처럼 맞춤법과 띄어쓰기 하나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느라 지치고, 새로운 업무를 앞두고 불안에 시달리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사례도 많은 직장인이 공감할 텐데요. 오 대리님의 어려움을 이해해보기 위해 먼저 완벽주의의 두 가지 측면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완벽주의를 ‘적응적 완벽주의’와 ‘부적응적 완벽주의’로 구분합니다. 적응적인 완벽주의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긍정적인 특성을 지닙니다.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과정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때문에 상사와 동료들에게도 신뢰를 얻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적응적 완벽주의 수준이 높은 직장인들이 업무 몰입도가 높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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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관리도 잘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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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적응적 완벽주의자들은 기준이 높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업무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때 완벽주의는 성취의 원동력이 됩니다.
반면에 같은 완벽주의라도 유연성이 떨어지면 부적응적인 완벽주의 양상이 나타납니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절대 바꾸지 않으려고 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합니다. 완벽한 결과만을 성공으로 인정하고 그 과정에서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오 대리님께서 업무 성과는 좋지만 행복하지 않다고 하신 것을 보면 아마도 부적응적 완벽주의를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부적응적 완벽주의에는 세 가지 핵심 특징이 있습니다.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만 한다는 부담감, 실수에 대한 염려, 자기 비난입니다. 이 세 가지가 과도하면 완벽주의가 걸림돌이 됩니다. 또한 이런 특성들이 오 대리님의 과로, 불면증, 불안감, 업무 스트레스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완벽주의자가 되려면현대사회는 완벽함을 요구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하며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압박이 일상이 됐습니다.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완벽해야만 한다’는 사회의 목소리가 때론 우리 자신의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억할 점은 오 대리님은 이미 자신만의 탁월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끝까지 해내는 끈기,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투지는 외부에서 주입된 것이 아닌 스스로 발전시켜온 장점입니다.
우리는 외부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외부의 요구에 자동적으로 반응하기 전에 자신의 판단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때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 결정하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도자료와 내부 회람용 메일은 중요도가 다르고 요구되는 완성도도 다릅니다. 모든 업무에 동일한 에너지를 쏟는 대신 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는 자신의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전략적으로 역량을 발휘하는 방법입니다.
더불어 일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해도 될까?’ ‘실수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반복되면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불안은 높아집니다. 특히 대기업 홍보팀처럼 작은 실수로도 큰 파장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이런 염려가 더욱 커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실수를 걱정하는 마음은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은 열정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마음가짐 덕분에 오 대리님은 지금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려는 태도는 좋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완벽주의와 세부 사항에 대한 집착은 혼동하기 쉽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려면 우리의 행동이 목표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보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 행동이 결과에 중요한가’를 생각해봅니다. 보도자료의 핵심 메시지를 고민하는 것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완벽 추구에 해당합니다. 반면 이미 충분히 검토된 문서의 형식을 반복해서 수정하는 것은 세부 사항에 대한 집착일 수 있습니다. 세부 사항보다는 핵심 과업에 집중할수록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오 대리님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수록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현명하게 분별해야 할 텐데요. 완벽 추구는 훌륭한 노력이지만 세부 사항에 대한 집착은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소모할 뿐이라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추가 노력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노력해서 결과가 훨씬 좋아진다면 의미가 있지만 차이가 미미한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걱정될 때는 모든 것을 혼자 완벽하게 확인하려 하기보다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와 협력적인 팀워크가 결합되면 개인의 창의성과 혁신적인 행동이 극대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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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자기 비난은 지금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왜 이렇게밖에 못하지?’ ‘나는 왜 이렇지?’ 같은 의문이 떠오를 때가 있을 겁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자기반성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자기 비난의 시작점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업무 성과가 중요한 직장에서는 이런 자기 비난이 강해지기 쉽습니다. 실수했을 때,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몰아세우곤 합니다. 자연스레 ‘한심하다’ ‘무능하다’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자기 비난은 우리의 잠재력을 끌어내립니다. 뛰어난 운동선수들도 자기 비난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선수들 중 성취 기준만 높은 경우 성과가 좋지만 성취 기준이 높으면서 자기 비난 수준도 높은 선수들은 무리하게 연습하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사정상 연습을 못하면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고 합니다.4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면서도 실수의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행복한 완벽주의자가 되는 첫걸음입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히기보다 성취를 스스로 충분히 자랑스러워하고 축하해준다면 완벽주의는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Solution II아마 많은 분이 오 대리님의 사연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셨으리라 생각해요. 완벽주의와 이로 인한 불안감은 정말 많은 분이 겪는 어려움인데요. 반대로 말하면 일 잘하는 분들 중에 이 정도 완벽주의 없이 일을 잘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학생들도 보면 완벽주의 성향이나 강박이 있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합니다. 강박이 없으면 굳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게 되지 않으니까요. 일을 잘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의 완벽주의는 필수적이지만 오 대리님이 말씀하신 대로 완벽주의로 인한 괴로운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이런 성향을 어떻게 잘 조절할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 대리님이 말씀하신 것들이 모두 완벽주의 성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가 공존하거나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클 때,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현재의 급한 업무 해결에 치일 때 완벽주의로 인한 괴로움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각 원인마다 세부적인 접근법은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우선 적용해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해결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에서 벗어난 정신적 휴식 시간첫째, 일과 심리적 거리감을 갖길 추천합니다. 일로부터 쫓기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단 뜻입니다.
동물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스트레스 상황을 되씹고 그런 상황이 올까 봐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을 가집니다. 그리고 뇌는 실제 상황과 상상하는 상황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만이 위식도역류염을 앓습니다. 어려움에 닥쳐서만이 아니라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에도 우리 뇌는 위기 상황으로 인지하고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오 대리님도 일에 쫓기지 않는 시간을 가지세요. 일을 생각하지 않는 시간, 앞으로 할 일을 고민하지 않는 시간, 일로부터 벗어난 정신적 휴식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주일 중에 얼마 정도는 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나의 즐거움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보세요.
오 대리님과 비슷한 완벽주의 성향으로 번아웃이 와서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하던 한 임원을 코칭한 적이 있습니다. 코칭을 하면서 그 임원은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수영하는 시간을 정했습니다. 수영을 하는 동안에는 핸드폰이나 메일에 접근할 수 없어 그 시간만큼은 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반나절, 수영하는 시간에는 일 생각을 하지 않고 뇌를 휴식시킬 수 있어 그 힘으로 다음 일주일을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자연스레 번아웃을 극복하고 퇴사하겠다는 마음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부풀려진 불안의 실체둘째, 불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오 대리님은 잘해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늘 초조하고 선잠을 자다 새벽에 깨곤 한다고 하셨는데요. 잘해내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은지 끝까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 생각의 끝을 이어서 계속 생각해보면 내가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그러고 나서 그 최악의 상황이 정말로 나에게 최악인지, 나는 그 상황을 전혀 감당할 수 없을지, 그리고 그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제가 코칭했던 한 임원은 일에 대한 압박감과 완벽주의로 인해 매일 밤을 거의 새다시피 불안해했습니다.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불안한 것이 무엇인지 묻자 한 달 후에 있을 대표님 앞에서의 발표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그 발표가 잘못되면 최악의 경우 어떤 일이 생길지 물었습니다. 그는 대표님과 다른 고위급 임원들이 자신에게 실망하고, 그래서 회사에서 잘리게 될까 봐 두렵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잘리면 어떤 것이 두려운지 묻자 가족들과 길에 나앉게 되는 것이 두렵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 봤습니다. 발표는 통상적으로 매년 시행되는 정기보고 중 하나였고 그 임원이나 조직만의 업무나 성과에 대한 중요한 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임원의 커리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발표가 업무나 성과에 핵심적인 발표라 할지라도 한 번 발표를 잘못했다고 조직에서 바로 잘리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만에 하나 정기보고 발표가 대표님의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그래서 정말 드문 경우로 회사에서 잘리게 되더라도 자신과 가족들이 바로 길에 나앉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임원은 처음의 불안을 많이 내려놓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오 대리님도 일로 인한 불안에 대해 끝까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쫓아오고 있는 실체를 돌아보면 사실 대단한 존재가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나의 불안이 실체를 부풀리고 있는 것이지요. 새로 맡은 일을 잘 못해낸다고 하더라도, 그 일로 인해 성과 평가가 좀 안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긴 직장 생활에 있어 부침이 좀 있을 뿐 그로 인해 회사에서 내쫓기거나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한번 차분히 앉아서 내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인지 그 두려운 일을 나는 전혀 감당할 수 없는지,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찬찬히 생각해 보시면 잠을 못 잘 정도의 불안감에선 벗어날 수 있으실 겁니다.
긴 호흡으로 내다보기오 대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좀 더 긴 호흡에서 나의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나는 이 일을 통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보시는 것도 지금의 불안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일 하나하나에 매달려 생각하다 보면 경주마처럼 눈이 가려지고 눈앞의 트랙만 보이며 쫓기는 다급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멈추어 고개를 들어 길게 내다보시면 좋겠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나누고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받아들이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보다 어려웠던 순간도 잘 헤쳐나왔다는 것을 기억하며 앞으로 만날 수 있는 어려움 또한 충분히 내가 헤쳐나갈 힘이 있다고 스스로 믿어줘야 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며 불안을 조금씩 잠재우면 완벽주의가 나의 덫이 아닌 나의 강점으로 빛나는 순간들이 오리라 믿습니다. 오 대리님이 행복한 완벽주의자가 되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Solution III심리적인 원인 파악해 극복하기완벽주의는 오 대리님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때 기준이 되는 강점인 동시에 핵심 신념 중 하나로 보입니다. 주어진 업무가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도 완벽함을 추구하는지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로부터 부여받은 업무에서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겁니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교수인 제프리 E 영은 18가지 핵심 신념을 분류하며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핵심 신념은 어린 시절의 채워지지 못한 정서적인 핵심 욕구들로 인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오 대리님이 살아오면서 누군가로부터 요구받았던 일에 대해 질책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고, 그 경험으로 인해 완벽주의가 핵심 신념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경험을 기억에서 꺼내 직면해야 합니다. 그 당시 상대방을 떠올리며 “나는 최선을 다했고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 잘해낼 겁니다”라고 자신감 있게 소리 내 말하면서 당당하게 맞서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나는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거야”라며 격려의 말을 건네보기 바랍니다.
완벽주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긴 하나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은 괴롭습니다. 그 과정을 즐기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일을 착수하기 전에 생기는 불안, 초조, 긴장의 이면에는 잘해내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겁니다. 그러므로 그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기보다는 일을 잘해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고 자신의 커리어와 역량을 성장시킨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좀 더 여유를 찾게 될 것입니다.
일의 중요도에 따른 실행 계획 수립하기보통 일에는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ex)가 있습니다. 핵심성과지표에는 정량적, 정성적인 지표가 있습니다. 홍보 업무에서 정량적 지표는 기한 내 완수, 조회 수, 클릭률, 도달률 등이고, 정성적 지표는 언론 반응, 여론 톤 분석 등이 해당될 것입니다. 아마도 오 대리님이 걱정하는 띄어쓰기, 맞춤법 등에 대한 평가 지표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업무를 수행하기 전 핵심성과지표에 있는 정량 및 정성 지표에 대한 구체적인 기대 결과를 확인하고 수립하는 데 시간을 더 들여보길 권합니다. 특히 홍보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론 반응, 여론 톤이기에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길 기대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보고 및 승인을 받아내는 것에 집중해 보는 겁니다. 핵심성과지표에 더 집중하고 글쓰기 자체보다는 그 이후의 파급효과 및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업무를 보는 시야가 확장돼 상대적으로 사소한 것에 신경을 덜 쓰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회사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 대리님도 중요도가 낮은 업무에서는 힘을 뺄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면 중요한 업무의 기준을 정해놓길 바랍니다. 이는 스스로의 기준뿐만 아니라 상사의 기준도 확인해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원 보고서, 보도자료는 ‘중요도 최고’, 팀 간 협조 요청 이메일은 ‘중요도 중’, 팀 내 업무 요청 및 진행 업데이트는 ‘중요도 하’로 정해놓는 겁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주어진 업무를 착수하기 전에 중요도 기준에 맞게 실행 계획을 세우고 수행해 보는 겁니다. 가령 그동안 글을 작성할 때 중요도에 관계없이 3~4회 다시 읽으며 검토했다면 중요도가 높은 일은 기존과 동일한 패턴으로 3~4회 검토하되 중요도가 낮은 일은 기존과 달리 1~2회로 검토 횟수를 줄이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여전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불안감을 다룰 방법도 추가적으로 생각해 놓길 권합니다. 중요도가 낮은 일에서 추후 오탈자가 발생하더라도 ‘상사나 동료의 어떤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책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이건 치명적인 리스크를 안겨 주지 않는 것이니 넘어가자. 단, 다음에는 1~2회 볼 때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 보자’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행동은 오 대리님의 기존 업무 스타일과는 다른 방식이라 처음엔 익숙하지 않고 찜찜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오 대리님이 원하는 행복한 직장인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해답 찾기전문 코치 또는 멘토와의 대화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머릿속에서만 고민하면 생각이 뒤죽박죽 엉킬 수 있습니다. 갑자기 오는 전화, 메시지 등의 외부 자극으로 인해 집중이 어려워 해답을 도출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전문 코치 또는 멘토와 대화하며 질문과 답변을 하고 그들의 경험을 듣다 보면 생각을 정리하기 수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욕구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멘토는 조직 내외부에 존경하는 분 또는 전문가가 적합합니다. 오 대리님의 팀장님과 ‘1on1’ 대화 시간이 있다면 오 대리님의 고민을 꺼내 조언을 구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직속 상사에게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외부 전문 코치를 찾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자신과의 대화 시간을 꾸준히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 대리님은 업무 특성상 글을 자주 쓰시기에 일기를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기 중에서도 감정 일기가 특히 도움이 됩니다. 그날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며 감정의 원인과 그 이면에 있는 욕구를 찾아보고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행동 계획을 적어 보는 겁니다. 또한 스스로에게 하는 위로와 격려, 인정의 말도 적어보길 권합니다. 사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완벽하다고 말하고 자기 스스로 느끼는 것일 뿐입니다. 타인의 평가와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스스로를 인정하면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오 대리님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한 직장인’입니다. 오 대리님이 정의하는 행복한 직장인이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하루하루를 아무런 고민과 걱정 없이 무탈하게 보내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의미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을 겁니다. 가령 ‘나는 홍보 전문가이며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행복한 직장인이다’와 같이 오 대리님이 생각하는 행복한 직장인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 휴대폰 메모장에 저장해 놓고 소리 내어 말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완벽주의라는 강점이 과잉 발현돼 일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앞서 말씀드린 방법들을 통해 잘 조절하며 행복한 직장인이 될 오 대리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