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클럽 리포트
매년 이맘때면 팀장들은 상반기 평가 또는 점검이라는 이름의 의식을 치른다. 반기 성과를 수치로 환산하고, 문장으로 번역하고, 최종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과정이다. 요즘 이 짐을 덜어주기 위해 기업들이 AI(인공지능)를 도입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씨티은행의 Performance Assist, JP모건의 LLM Suite, 보스턴컨설팅그룹의 AI 비서 같은 도구들이 평가 작성 시간을 현저히 단축시켜준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대부분의 AI 도구는 이미 머릿속에 있던 평가를 더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데 충실하다. 문장을 다듬고, 표현을 세련되게 만들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마무리한다. 결과물은 분명 그럴듯하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다. 실제로 그 평가가 그 사람의 진짜 역량과 기여를 얼마나 제대로 담아내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뜻이다.
이것이 핵심 문제다. AI가 만드는 평가문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너무 있어서 오히려 위험하다. 당신이 불충분한 근거로 판단했더라도, AI의 유창한 표현이 그것을 감춘다. 마치 좋은 광고가 상품의 결함을 숨기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AI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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